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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의 삶/두두의 책

[인문][독후감] "타인의 고통" - 수전 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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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

2021.02.01 ~ 2021.02.10
Score ❤❤❤


 
책 읽어드립니다를 보고 선택한 책이다.
 
수전 손택 작가는 미국 작가이다. 평화상을 수상했다. 별명은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지이자 동시대 미국 문단의 악녀이다. 미국에 대한 비판을 일삼는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 사진, 글을 활용하여 이야기해주고 있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사진을 원한다. 인쇄된 단어는 어제의 것이 됐고, 말로 내뱉는 단어는 훨씬 더 옛 것이 됐지만 사진은 완전히 현실이 된 듯하기 때문이다. 전쟁을 하는 이유도 사진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 뿐만 아니라 옛날 사진들도 연출된 것들이 많다. 얼마 전 죽기 직전 사진이라면서 911테러, 동물에게 죽임 당하기 직전 등의 사진을 봤다. 전쟁 중의 사진들도 많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과연 참혹한 사진을 예술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가? 우리는 사진을 통해 기억을 한다. 하지만 기억은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지가 흘러 넘치면, 특권적인 이미지가 존재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게 바로 영상 말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같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다른 어떤 사람의 고통에 견주는 것을 참지 못하는 법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내 고통은 유일해야하며 아무도 공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내 고통은 너의 고통과는 달라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물론 똑같은 고통이라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크기는 다르고, 똑같은 고통을 겪기 힘들다. 하지만 나를 위해, 타인을 위해 함께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냈으면 한다. 

사진은 대상화한다. 사진은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소유할 수 있는 그 무엇으로 변형시켜 버린다. 그리고 사진은 일종의 연금술로서, 현실을 투명하게 보여준다고 높이 평가받는다.

어떤 이미지들을 통해서 타인이 겪고 있는 고통에 상상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ㄹ볼 수 있다는 특권을 부당하게 향유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련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사실을 암시해 준다. 우리가 보여주는 연민은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 주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연민은 어느 정도 뻔뻔한 (그렇지 않다면 부적절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특권이 (우리가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 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휘저어 놓는 고통스런 이미지들은 최초의 자극만을 제공할 뿐이니.

우리가 타인과 공유하는 이 세상에 인간의 사악함이 밎어낸 고통이 얼마나 많은지를 인정하고, 그런 자각을 넓혀나가는 것도 아직까지는 그 자체로 훌륭한 일인 듯하다. 이 세상에 온갖 악행이 존재하고 있다는 데 매번 놀라는 사람, 인간이 얼마나 섬뜩한 방식으로 타인에게 잔인한 해코지를 손수 저지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를 볼 때마다 끊임없이 환멸을 느끼는 사람은 도덕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인물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사색보다는 기억 자체에 너무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듯하다. 상기하기는 일종의 윤리적 행위이며, 그 안에 자체만의 윤리적 가치를 안고 있다. 기억은 이미 죽은 사람들과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가슴 시리고도 유일한 관계이다. 따라서 상기하기가 일종의 윤리적 행위라는 믿음은 우리도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세상 이치에 따라 우리 눈앞에서 죽은 사람들을 애도하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닌 본성 한가운데에 깊숙이 놓여 있다. 화해한다는 것은 잊는다는 것이다. 즉, 화해하려면 기억이 불완전하고 한정되어 있어야만 한다.

모든 기억은 개인적이며 재현될 수도 없다.
기억이란 것은 그 기억을 갖고 있는 개개의 사람이 죽으면 함께 죽는다.

 

고통받는 육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은 나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만큼이나 격렬한 것

 

전쟁을 일으키는 행위는 곧 사진을 찍는 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아무 생각 없었던 '사진'이라는 주제에서 '고통'이라는 관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나 또한 공감능력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 같다. 실제로 책 속에 있는 잔인한 사진을 볼 때 연민의 감정을 느꼈지만 과연 내가 진짜 연민의 감정을 느낀 것일까? 정말 타인의 고통을 보고 안도하진 않았나? 단순히 텍스트, 사진으로 타인의 고통을 가늠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며, 내 스스로에게도 자극적인 고통을 찾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모든 사람들의 고통의 종류와 크기는 다르다. 같은 고통 -예를 들어, 각자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고통- 일지라도 고통의 크기는 다를 것이다. 그래서 나는 타인의 고통을 궁금해하지도 애써 이해하려고 하고싶지 않다. 그저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기를, 또 다른 고통을 겪지 않기를 마음 속으로 위로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