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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의 삶/두두의 책

[소설][독후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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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는 사랑의 딜레마를 현대적인 방법으로 풀어낸 책. 작가는 1인칭 화자인 주인공과 그의 연인 클로이가 엮어나가는 러브스토리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분석적이고 철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클로이'와 옆 좌석에 앉게 된 `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희박한 확률로 만났다는 '낭만적 운명론'에 빠져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서로를 이상화하며 서로에게 맞추려고 노력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섹스를 하고 사랑을 하다가 클로이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어 `나'를 떠나면서, 사랑은 종말을 맞이한다. 실연을 당한 `나'는 `자살'을 기도하는 등 실연의 상처에 깊게 베이지만 결국 그녀가 없는 삶에 점차 익숙해지고 "사랑의 교훈"을 깨닫게 되어 어느 순간 다시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작가는 아리스토텔레스, 비트겐슈타인, 역사, 종교, 마르크스를 끌어들여, 첫 키스에서부터 말다툼과 화해에 이르기까지, 친밀함과 부드러움으로부터 불안과 상심에 이르기까지 연애의 진전을 독특하게 그려낸다. <개정판> <양장제본>
저자
알랭 드 보통
출판
청미래
출판일
2013.01.15

2022.04.18 ~ 2022.04.22
Score ❤❤


이 책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당시에 책에 정보를 많이 접해서 호기심이 있는 상태였다. 두 번째 이유는 왜 나는 너(남자 친구)를 사랑하는 건지 궁금했던 시기였다. 제주도에서 책이나 읽고자 한라 도서관에서 빌렸다. 독후감의 감정은 22년 4월 기준이다. 


주인공은 비행기에서 운명적으로 클로이라는 여자에게 사랑에 빠졌고 구애를 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자 사랑은 없어져 갔다. 그들은 사랑을 함으로써 서로에게 남이 아니라는 느낌을 주었고, 서로의 모습을 알아봐 주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하지만 한 사람은 사랑을 하고 있어도 갈망, 익숙함 등 다른 감정을 느꼈고, 다른 한 사람은 너무 행복한 나머지 행복은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사랑은 증오로 바뀌었다. “상처를 받은 쪽에서는 나중을 위해서 좀 더 고통스럽게 폭발시키기 위해서 그 일을 속에 쟁여둔다.” 그녀는 그를 거부했고 거부당한 그는 선의 화신, 그녀는 악하다는 딱지가 붙었다. 그녀가 그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했고 그는 그의 분노를 그녀에게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자신의 죽음으로 분노를 상징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을 죽이는 것은 죽게 되면 나의 소멸이라는 멜로드라마로부터 어떤 기쁨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행동임을 깨달았다. 고통은 악 속에서 선을 가진 나를 사랑하게 만들어주었고, 괴로운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기억으로 뒤덮여갔다. 사랑에 상처받은 그는 다시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나 그 다짐은 오래가지 못하고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었다.

 

호기심이 덜한 사람이나 사랑이 덜한 사람에게는 당연히 의미 없어 보일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
바로 연인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깊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며 그 관심으로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스스로 더 풍부하게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이다.

 

세상이 내 기분에 따라서 표정을 바꾸어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를 열렬히 원하고 궁금해하고 모든 신경이 그 사람에게 쏠리는 것, 단점까지도 장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인 것 같다. 나도 4년의 연애 중 3년 간은 이처럼 행동했는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남자 친구 얘기를 들어봐야겠지만 남자 친구한테서도 이러한 느낌을 받았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부분에서 허전함을 많이 느꼈다.

 섹스와 생각은 정반대라고 한다. 섹스하면서 생각이 든다는 건 몸의 대화가 부족하다는 것이고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서로의 사랑이 식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동경과 소유욕으로 시작한 사랑은 내가 사랑받고 나와 다른 점을 발견했을 때 식어버리고 만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내가 사랑하는 상대방이 쓸모없는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해서 그를 수준이 낮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내가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나를 사랑할 때 그저 내가 사랑받은 존재가 되었다는 증거를 인정할 뿐일 것이다. 그래서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서로 사랑을 하고 많은 것을 알게 되면 사랑이 없어져가는 것 같다. 사랑하기 위해 나부터 준비가 되어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겠지.  남이 나를 알아주면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 인정한다. 하지만 그전에 내가 나를 알아주는 것에 우선을 두고 그게 충족되면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바라야 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이유로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요구하고, 나의 이상형으로 만드려 한다. 하지만 사랑한다면 내가 그에게서 무엇을 보는지, 내가 남들이 발견 못하는 그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내가 하는 연애는 진짜 사랑인지 모르겠다. 그 동안의 나는 남자 친구한테 요구하는 것이 많았는데, 남자 친구는 나한테 바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 남자 친구의 행동이 맞는 것임을 알면서도 고치기가 힘들다.

 지금 나는 라이트 모티프때문에 헤어지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

 사랑은 없는 것일 수도 망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랑과 믿음이 나에게 도움이 되고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면 상관없는 것 같다. 

 난 현실적인 사람이라 큰 행복을 느껴도 그때뿐이란걸 받아들이고 즐기려 노력한다.

 연인의 단점이 다른사람의 장점이라면 연인에 대한 마음은 식을 수밖에 없다. 연인을 사랑하지 않는 건 사소한 계기 때문이니까.

 

 여자 주인공인 클로이는 자신이 주인공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그녀가 그에게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윤리적 결론을 내렸다. 나 또한 이러한 이유로 끊임없이 마음이 힘들고 불편했다.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악이고 네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선일까? 한 사람의 감정이 일방적으로 끝나면 나머지 사람은 자책도 하면서 무너진다. 자살이라는 행위를 객관적이면서 문학적으로 풀어내는 것에 놀라웠고 마음을 울렸다. 결국 아픔은 시간이 해결해 주고 새로운 방법은 없다. 사람들은 사랑에 아픔을 겪고도 다시 사랑에 빠진다. 근데 주인공은 자살기도까지 하면서 클로이를 사랑했는데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게 당황스러웠다. 사랑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겠지.

 

저자는 25살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나와 같은 나이인데 같은 사랑의 경험을 통찰력있게 풀어내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현실적인 사랑의 이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마지막 문장은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랑으로 끝이 난다. 정말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나'라고 지칭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책을 읽는 나도 그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깊은 내면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처음에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결말 때문인지 뭔지 아쉬운 느낌이 있어서 4점을 줬는데, 시간이 흐른 후 내가 썼던 독후감을 읽고 나서 그 당시에는 몰랐던 감정을 느꼈고 5점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연애 말고 사랑을 하고 싶다. 

 


마르크스주의 : 사회 계급의 관계와 사회적 충돌에 초점을 둔 사회적 분석의 방법이자 세계관

라이트 모티프 : 서로에게 남이 아니라는 느낌을 줌